아라카와 히로키, 히다카 쇼지
전자신문사
유비쿼터스 (ubiquitous)란 ‘편재한다’ 또는 ‘어디든 존재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이다. 컴퓨터가 진화를 거듭하여 언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환경이 컴퓨터의 관점에서 본 유비쿼터스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유비쿼터스로의 진화는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휴대용 네트워크 기기들이 점점 강력한 기능으로 다양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해 주는 한편, 인터넷망은 광대역화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끊김없이 제때에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건물, 공장, 집 모두에서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그 속의 각종 가전제품과 장비들이 컴퓨팅 능력을 갖추고 상호 네트워크를 구성해 나가면서 인텔리전트화 되어가고 있다. 자동차에도 네비게이터 및 각종 수치 측정 센서와 컴퓨터가 탑재되어 운전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렇듯, 유비쿼터스는 컴퓨터를 인간이 인지하면서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공기나 물처럼 어디에나 존재하고 존재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쓰게 되는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더 이상 미래의 꿈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태풍의 핵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유비쿼터스의 개념과, 실내외의 적용 사례, 대표 기업들의 대응 전략, 유비쿼터스 활성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미래 전망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미 대중에게도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린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에 대해 쉽고 일상적인 용어를 통해 설명을 시도한다. 그 결과 유비쿼터스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접하면서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워낙 광범위한 개념을 설명하려 하다 보니 깊이 있는 설명이 되지 못해서 막연한 설명이 너무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일반인을 위해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취지는 좋았으나, 이 책만으로는 충분한 개념 정립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 더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정도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본다. 2003년에 작성된 책이라 당시의 최신기술이라고 설명하는 것들이 이미 충분히 보급되어 새로움이 덜한 것들이 많았고, 각 기업에 대한 유비쿼터스 대응 사례는 그다지 깊이 있는 정보가 아니다 보니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한 일본인 저자들이 일본의 환경에 맞추어 쓴 책을 번역하다 보니 읽으면서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았고, 우리나라의 유비쿼터스 대응전략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비쿼터스에서 그 동안 IT산업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일본의 다각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자칫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기 쉬운 우리나라에 대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촉구하는 자극제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한 다양한 유비쿼터스 활용 분야 중 다른 분야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주목할만하다고 본다.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자동차강국인 일본이 유비쿼터스를 자동차에 접목시키고 있는 다양한 사례는 우리가 더욱 분발해야 할 부분을 짚어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