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Influ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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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Cialdini / 이현우 옮김
21세기북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또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 매체 등을 통해 설득 당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설득의 과정 속에 담겨 있는 이른바 ‘불변의 법칙’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상호성 / 일관성 / 사회적 증거 / 호감 / 권위 / 희귀성의 법칙
1. 상호성의 법칙: 우리는 무언가를 받으면 주고 싶어한다.
2. 일관성의 법칙: 한 번 선택한 것은 밀고 나가고 싶어한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많은 사람들이 하면 따라 하기 쉽다.
4. 호감의 법칙: 보기 좋고 친근하며 친절한 것에 대해 마음을 열기 쉽다.
5. 권위의 법칙: 옷차림, 직위, 화려한 경력 등에 위축되기 쉽다.
6. 희귀성의 법칙: 수가 적고 갖기 힘든 것일수록 사람이 몰린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또 주위에서 여러 분들이 추천을 해 주셔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전반적으로 교양서와 논문의 중간 정도의 깊이에서 적절히 전문성을 갖추면서 다양한 실험과 증거를 통해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원제는 ‘Influence’로, 말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심리적, 행동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이 다소 거창한 감이 있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6가지 법칙들은 우리 생활에 있어 그만큼 파급력이 큰 것들이기에 제목 번역은 수긍할 만했다.

책을 읽으면서는 군데군데 놀라기도 하고 ‘그 동안 이렇게 속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소 의외인 실험 결과들을 통해 사람들의 본성적인 사고와 행동양식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는 막상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일까? 온라인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보니 외국에서는 평이 매우 좋은 반면 우리나라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책의 예시들은 모두 미국의 사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또한 ‘설득의 문화’ 자체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법칙들 자체야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겠지만, 이에 대해 어떻게 활용하고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환경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활용과 대처방안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일상생활, 직장생활 모두에 있어 설득과 심리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잘 알고 활용한다면 우리에게 보다 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전문적인 분야로만 치부되었던 심리학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