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l Spolsky
Joel on Software (www.joelonsoftware.com)라는 블로그로 세계적인 명사가 된 Joel Splosky의 UI 디자인에 대한 책이다. 사실 책이라기 보다는 평소에 UI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 놓은 노트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UI라는 것에 대해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많은 고려를 하지 않고, 디자이너가 할 일이라는 생각도 갖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UI 디자인은 프로그래머가 할 일이며, 결코 어렵거나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 책의 요지이다. 잘 된 UI란 단순히 사용자가 기대하는 대로 동작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기대하고 있는 User Model과 실제 프로그래밍이 논리적으로 동작하는 Program Model을 일치시켜야 한다. User Model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분석이 아니라 제3자로 하여금 동작하게 하고 그 반응을 반영시키는 것뿐이다. User Interface란 단순하고 간편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택 – 사용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결정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은유 – 보기만 해도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제공성 – 쉽게 행동을 유발하고 알아보기 쉬운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일관성 – 보편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사용자는 새로운 방식에 혼란을 느낄 것이다.
사용자는 매뉴얼을 읽지 않으며, 화면의 지시문도 거의 읽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UI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쁘고 화려한 글씨체보다는 판별이 쉽고 잘 보이는 글씨체가 좋고, 정교한 키보드나 마우스의 움직임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또한 무언가를 외우고 기억하게 해서도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가상의 사용자’를 생성해서 User Model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사용성 시험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나간다면 훌륭한 디자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가장 유명한 블로그라 할 수 있는 Joel on Software를 통해 저자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진취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통찰력으로 많은 프로그래머들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짤막한 글들만 읽다가 User Interface Design에 대한 150쪽 정도 분량의 책이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큰 마음먹고 읽기 시작한 것이 몇시간 만에 훌쩍 읽어 버렸다. 어느 정도 관심이 있던 분야이기는 했지만 별다른 전문 지식이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은 좋은 입문서 역할을 해주었다. 전문적 용어나 이론적 설명은 철저히 배제하고 실제 사례와 알기 쉬운 표현으로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설계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가 되었다.
페도라 코어와 같은 새로운 리눅스가 너무 윈도우를 닮아간다며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윈도우 또한 매킨토시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차용하면서 성공했고, 페도라 코어 역시 윈도우와 맥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십분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는 자기의 길만을 고집하는 자가 아니라 자기의 길을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길로 만드는 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