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한민국 트렌드

LG경제연구원 지음
한국경제신문

‘미래란, 모르는 자에겐 두려움이고 아는 자에겐 즐거움이다’라는 서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 사회 변화의 양상과 시대적 흐름을 소비, 산업, 사회문화, 인구, 경영, 국내 경제, 글로벌 트렌드라는 총 7가지의 테마로 나누어 전망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에서는 ‘소비자 속에서 길을 잃다’라는 주제로 미래의 소비자는 보다 정확한 정보로 가치 위주의 현명한 소비를 할 것이라 예상한다. 산업에서는 ‘IT, BT가 이끄는 첨단 코리아’라는 주제로 유비쿼터스, 로봇, 나노 등 미래형 핵심 기술의 일반화, 상업화를 예견한다. 사회문화적으로는 ‘폭발하는 한국인의 다양성’을 주제로 인터넷의 보편화과 심화되는 디지털화로 인한 각종 영향을 예측한다. 인구적으로는 ‘늙어가는 한국, 역삼각형 사회로’라는 주제로 고령화로 인한 문제, 가족형태의 변화 등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한다. 경영 분야에서는 ‘패러독스와 퓨전 경영’을 주제로 환경, 퓨전, 감성, 스트레스, 혁신 등의 화두가 어떻게 경영과 접목될 것인가에 대해 보다 구체성 있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국내 경제 트렌드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라’라는 주제로 고령화, 중국의 고속성장, 소득양극화 등의 변화 양상 속에서 더욱 조심스럽고 안정지향적인 투자 및 소비를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트렌드로는 ‘아시아, 거인으로 등장하다’라는 주제를 통해 미국, 유럽과 대등한 축으로 부상할 아시아에 대한 전망, ‘팍스 아메리카나’를 추구하는 미국의 미래, 중국의 부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 읽기’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기술 및 경제, 경영 트렌드 등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공병호의 ‘10년 후 한국’과 더불어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멀고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가깝고 보다 구체적인 미래의 트렌드를 현실성 있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7 가지의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71가지의 다양한 양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십 명의 집필진이 기복 없이 책 전반적으로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추세와 더불어 우리나라 고유의 트렌드를 현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의 변화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준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작년 가장 많이 팔린 책 중에 하나라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에 대한 반증이다. 또한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보다 분명히 알고 싶어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신조어와 ‘2010년 x월 x일 아침..’ 등의 이야기식 상황 제시를 통해 그러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고 있다.

다만 71가지나 되는 다양한 모습 각각의 제시에만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변화의 복합적 작용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또한 서문에도 언급되었듯 북한과 통일이라는 중요 화두에 대한 전망이 없다는 점, 제시된 트렌드들이 이미 충분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기에 충실한 내용에 비해 신선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Author: mcpanic

어떻게 하면 보다 사람냄새 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연구자 / 컴퓨터과학자 / 새내기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