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 Trout, Steve Rivkin
이정은 옮김
더난출판
이제는 너무도 보편화되고 당연시되는 개념인 ‘차별화’. 이 책은 포지셔닝이라는 개념으로 마케팅 분야의 신개념을 창시한 잭 트라우트의 ‘Differentiate or Die’ 라는 제목의 원서를 번역한 것으로, 포지셔닝에서 핵심 요소로 지목하는 차별화에 초점을 둔 책이다. 포지셔닝에서와 같이 특유의 다양한 예시들과 함께, 차별화를 위한 22가지 전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로저 리브스(Rosser Reeves)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개념을 골격으로 하여 소비자에게 보다 구체적인 이득을 설명하고, 독창적이며 강력한 제안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차별화는 품질과 서비스, 창의성, 가격, 대형화 등 한 가지 부분에만 초점을 둔 차별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여러 가지 부분을 동시에 차별화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단순해야 성공한다는 진리를 설파하고자 한다. 브랜드 자체를 차별화해야 하며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 내고 그 아이디어를 부각시키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제품은 차별화가 가능하다’ – 차별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그만큼 다양하고 또 창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최초, 선두, 전통, 전문성, 선호도, 생산 과정, 최신, 세계화, 최고 경영자 등의 개념이 모두 차별화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마케팅에 관련된 책도 이제 10여권을 읽었다. 캐즘마케팅, 토네이도마케팅,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포지셔닝, 보랏빛 소가 온다 1 & 2, 수평형 마케팅, 블루오션전략, 그리고 이 책까지. 각각 다른 개념을 통해 마케팅이라는 정답이 없는 분야에서 정답을 찾아내려는 마케팅 구루(Guru)들의 노력으로 인해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갈수록 학문적, 실용적으로 풍부해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Guru 중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잭 트라우트의 두번째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 읽었던 블루오션전략에서 블루오션이라는 블루오션적(!) 개념의 이미지화, 실제 적용을 위한 구체적 프레임워크 제시 등으로 적지 않은 자극과 깨달음을 얻은 지라 이 책의 임팩트는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예시들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납득할 만하지만 이미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본 예시가 대부분이어서 신선한 감이 없었다. 또한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 보다는 ‘차별화 성공과 실패 스토리’에 대부분의 지면이 할당되어 있어 현재 나의, 우리 회사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마케팅 책에 입문하는 단계에서 읽었다면 (물론 아직도 입문 단계이지만) 좀 더 와닿는 내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호흡으로 섹션별로 다채로운 예제를 짜임새 있게 풀어나가는 능력은 아주 돋보였다. 또한 우리 회사가 ‘한 분야에서 20년의 전통’이라는 개념으로 차별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왜 번역하면서 책 제목을 ‘튀지말고 차별화하라’라고 지었을까? ‘튀지말라’는 내용이 책 중에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