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e Bick
김동헌 옮김
한언
이 책의 원제는 ‘All I Really Need to Know in Business I Learned at Microsoft’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세이인 ‘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 을 변형시킨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품 매니저와 그룹 매니저로 근무한 MBA 출신의 저자는 실제 회사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현장감 있게 에피소드로 소개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여러 팁들은 ‘나 하나 바보 돼도 전 직원이 교훈을 얻도록’, ‘고객의 목소리, 추측하지 말고 직접 들어라’, ‘솔선수범, 군림하지 말고 본이 되어라’와 같이 대체로 일반적인 것들이다. 조직 안에서 융화되는 방법, 상사와의 관계, 회의 진행, 업무 처리 방법 등과 같이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를 통해 회사생활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모가 추천해 주셨다. 꼬맹이 같던 조카가 어느 새 회사원이 되어 다니고 있으니 여러 생각이 드셨나 보다. 이 책 직전에 읽었던 ‘피터 드러커의 자기 경영 노트’와는 다르게 호흡이 짧고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역시 이러한 책들이 대개 그렇듯 깊이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통해 기대했던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X 부사장은 어떻게 한다더라, Y 매니저는 어떻게 한다더라 하는 식의 내용이 아니라 보다 일반적인 범주에서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다양하게 제시된 실제 에피소드들은 현장감을 높여 주었고, 또한 누구나 인정할 만한 기업에서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쉬웠던 점은, 하나의 특수한 에피소드를 통해 지나치게 일반화를 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올 수 있는 결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일반적으로 ‘일 잘하는 법’에 적용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떤 면에서는 책을 선택했던 의도 자체가 이 책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나쁜 소식은 최대한 빨리 알려라’ 에피소드였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지만 얼른 열심히 해서 만회하고 목표한 결과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너무 위험한 생각이다. 미리부터 그 사실을 상사와 팀에 알리고 조언을 구하는 한편 최대한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부분이다. 내가 맡은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이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고, 다른 사람의 일과 조화를 시켜 더 큰 완성품으로 거듭나야 그 일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일’ 자체의 해결에만 몰두하고 있구나 하는 반성을 했다. 이 결과물을 타인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보이는’ 일에 소홀했던 것 같다. 특히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설명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준비를 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와 닿게’ 하는 작업에 대해 생각이 부족했다.
하루하루 격무에 시달리는 회사원들에게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할만한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들이 읽으면 보다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