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아이 마사카츠
한은미 옮김
나무와 숲
멋지고 개성 있는 남자가 성공한다! 이 책은 남성의 패션이라는 신선한 주제를 통해 남성들도 자신의 패션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장, 캐주얼, 넥타이, 시계, 안경, 구두 등 남성이 패션으로 드러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에 대해 알고 입고 더 잘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남성이 가장 많이 입는 정장을 위주로 설명을 한다. 정장 안에서도 수트, 맞춤복, 턱시도, 연미복, 코트, 가디건, 와이셔츠, 넥타이, 구두, 양말 등 각각의 아이템에 대해 간단한 역사 및 유래, 기본적인 착용방법 및 예절과 관리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캐주얼 부분에서는 블레이저, 마 재킷, 레인코트, 시어서커, 스웨터, 폴로 셔츠, 티셔츠 등에 대해, 패션 소품으로는 가방, 손목시계, 안경, 우산, 장갑, 머플러, 벨트 등에 대해 언급한다.
실질적인 필요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전환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읽었다. 마케팅과 소프트웨어 개발 책을 번갈아 가며 읽는 현재의 다소 빡빡한 패턴에서 이런 책이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제목만 보아도 상당히 ‘읽고 싶다’는 느낌을 줄 만큼 남성의 패션이라는 소재는 일반적이지 않으면서 참신하다. 양도 많지 않고 쉽게 알기 어려운 새로운 정보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사실 누구나 한번쯤 ‘옷 입는 법은 누가 제대로 안 가르쳐주나’ 하는 생각을 할 법하다. 이 책은 그러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는 책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티셔츠의 역사이다. 속옷으로만 인식되던 티셔츠를 화려한 겉옷으로 부활시킨 것은 월트 디즈니이다. 미키마우스와 같은 캐릭터를 티셔츠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티셔츠를 단순한 속옷이 아닌 마케팅 가치가 있는 의복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각종 단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티셔츠를 통해 나타내기 시작했고, 오늘날의 현란한 문구와 디자인이 들어간 티셔츠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티셔츠가 참 흥미로운 패션소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의복 중 유래없이 글과 그림이 자유롭게 나타나는 옷. 그렇기 때문에 선전효과도, 입었을 때의 임팩트도, 개성도 가장 잘 드러나는 옷. 편하고 싸고 격식이 없기에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옷. 이러한 티셔츠야말로 여타의 의복들과는 확연히 다른 돌연변이 의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웠던 점: 현재로서는 거의 입을 일이 없는 (앞으로 몇 년 동안도) 정장에 설명이 치우쳐 있어 젊은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도움이 잘 안 될 수 있겠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패션 팁을 마음껏 활용하기에는 막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