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두려움을 느낀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같이
심각하고 커 보이는 두려움도 있고,
남 앞에서 발표를 할 때나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때,
시험을 볼 때 느끼는 긴장감 같은 두려움도 있다.
내가 1주일에 한 번 정도씩 느끼는 뻘쭘한 두려움은..
목욕을 하러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찬 물에 들어갈 때ㅡ_ㅡ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살 떨리는 일이다.
허벅지까지 잠기는 정도는 그래도 할만한데 온 몸을 담그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선택의 두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나처럼 우유부단한 사람이 많이 느낄 두려움인 것 같다.
점심 메뉴를 선택할 때, 읽을 책을 고를 때,
지금 집중해서 처리해야 할 일을 고를 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익숙해지면 별 것 아니지만 처음으로 번지점프를 할 때,
처음으로 무서운 놀이기구를 탈 때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또한 컴퓨터에서 처음으로 특정 작업을 할 때에도 일종의 두려움을 느낀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그것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또 기존에 하던 것에 안주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제 업무회의를 하던 중 팀장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지금 직원들을 보면 순수업무 : 딴짓 : 게으름 의 비중이 4:4:2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순수업무야 당연히 직원들이 가장 집중해서 해야 할 핵심 업무이고, 딴짓은 갑자기 누가 부탁을 하거나 시킨 일, 인터넷 서핑이나 채팅 등이고, 게으름은 바로 '두려움'이다. 일에 뛰어들기가 무서워서 주위만을 맴돌면서 '광만 내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딱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에 뛰어들기 전에 주위를 맴돌고, 의미없이 이것저것 챙겨보고…
물론 꼼꼼한 것도 좋지만, 대개의 경우 꼼꼼함 보다는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무의미한 행동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진흙탕도 그렇다. 들어가기 전에는 망설여지고 들어가기 싫지만
일단 들어가면 또 그럭저럭 할만하고 나름 포근하기도 한 법이니까!
두려움에 있어서 정작 경계해야 할 것은 크고 명백한 두려움을 피하는 것보다
선택의 두려움이나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같이
일상 속의 소소한 두려움이
일의 타이밍을 놓치게 하고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