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유학 가이드 시리즈의 다섯번째 글이다. 유학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것들은 너무도 많아서, 이 많은 것들에 대해 일일이 신경을 쓰는 작업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 십상이다. GRE 공부를 하고 있으면 학교 서치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SOP를 쓰고 있다 보면 추천서 연락 드려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우선순위와 중요도에 따라 집중할 것들을 추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2007년 3월 27일의 메모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 의식은.. (GRE가 한 달 남은 시점이었음에도)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으로 시간배분을 하여 움직이는 쪽에 대해서는 치밀함과 계획성이 부족하다
그러다가 Mindstorming 이라는 걸 해보았다. Mindstorming이란 Brian Stacy 가 ‘Crunch Point’에서 제안하는 ‘내 안의 창조성 끌어내기’ 기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질문 형식으로 적고 그 답을 최대한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너댓개가 아니라 수십가지.
나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2008년 가을학기에 HCI Top 10 미국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을까?” 였다.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답들은,
– 복학하고 학점을 4.3 맞는다
– 최종학점이 4.0이 된다
– 외부 장학금을 받는다
– 수준 높은 논문을 작성한다
– 좋은 추천서를 받는다
– 미리 교수를 컨택해서 나를 알리고 어필한다
– 학교별 학생선정 기준, 절차 등을 미리 파악한다
– 학교별로 한국/외국학생을 컨택한다
– 명쾌하고 깊이있는 SOP를 작성한다
– 전공관련 수상경력을 쌓는다
– 스스로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 관련 학회에 참가해서 기회를 만든다 (교수를 만나거나 아이디어를 얻거나)
– HCI 학회 활동을 열심히 해 스터디,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다
– ACM SIGCHI 활동을 열심히 해 무언가 족적을 남긴다 (학생 자원봉사, review 참가, contest 참가 등)
– CS가 아닌 다양한 department (hopefully 보다 경쟁률이 낮은)로 지원한다 (Information School 등)
– 미리 유학 가 있는 아는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다
– HCI 전공 서적을 3권 이상 읽는다
– 희망학교들의 HCI 관련 수업 진도를 따라 자습해 본다
– HCI에 대한 최신 연구경향 및 학계동향을 익힌다 (Interaction 및 관련 저널, 논문 참고)
– HCI 관련 논문을 100개 이상 읽는다
– 인턴십을 한다.
– 회사에서 HCI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력을 쌓는다 (논문, 개발경험 등)
– TOEFL을 매우 잘 본다 (115 이상)
– GRE를 매우 잘 본다 (700/800/5.0 이상)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있었다. 이것들은 내가 당시 가지지 못한 것이라기보다는 잘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이었다. 그렇기에 그 중 보다 임팩트가 크고 실현가능한 것들을 찾아 집중하면 나의 입학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저 리스트에서 우선순위를 계산하여 실행계획에 반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아래의 4가지 항목에 대해 5점만점으로 점수를 부여한 뒤 괄호 안의 가중치를 반영해서 항목별로 총점을 계산하는, 매우 공대적인 방법을 택했다.
- 중요도 – 성공했을 때의 효과는 얼마나 큰가? (0.4)
- 난이도 – 얼마나 어려운가, 또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0.3)
- 들어가는 노력 – 이루기 위해 드는 시간과 발품, 노력 (-0.2)
- 문제점 – 현재 이 계획을 달성하는 데에 있어 내가 직면한 능력, 여건상의 문제나 한계 (-0.1)
4가지 잣대를 적용한 몇가지 예를 보면,
최종학점이 4.0이 된다 – 5/4/5/4
HCI 전공 서적을 3권 이상 읽는다 – 3/2/4/1
GRE를 매우 잘 본다 (700/800/5.0 이상) – 4/5/5/1
이런 식으로 모든 항목을 계산했다. 물론 여기서 계산한 우선순위대로 실행에 완전히 옮기지는 못했지만, 무엇이 나에게 보다 절실하게 필요한지, 또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를 판단하는 데에는 충분한 도움이 되었다.
지금 무엇을 해야 좋을지 막막한 상황이라면, 나의 문제와 해결책을 나열하고 그 중 가장 필요한 것을 골라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