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한국에 있으나 미국에 있으나 지적 능력이나 실력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은 내가 접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 양과 질이 너무도 차이가 난다. 그 기회에 의해 내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가가 정의된다. 그래서 유학을 가나보다.
- 정글같다. 무한 경쟁이지만, 내 옆에 있는 친구는 적이라기보다는 나와 같은 이 게임판의 player 일뿐이다. 1:1 대전액션이 아니라 MMORPG 같달까. 한정된 자원을 놓고 방황하며 나에게 최선의 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나는 스스로 살 방도를 찾아야 한다. 팀플레이는 상대방을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의 needs 와 interests 가 맞아떨어질 때 발생하는, 그리고 그 동안만 유효한 조건부 활동이다. 이건 학생들간의 팀프로젝트에서도,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교수와 학생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내가 교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지 못하면 그 교수와는 팀플레이를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 교수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교수를 내치면 된다.
- 이런 일반화가 말이 안 되는 건 알지만, 사람을 적극성의 정도로 순서매김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한국에서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적극도가 수직선의 어느 점에 존재한다고 하면, 미국에서 그 점은 훨씬 더 적극도가 높은 쪽에 찍힐 것 같다.
- 내 생각을 너무 잘 읽어버린 Tucky 군의 방명록 글을 옮겨본다.
- 결국에는 시스템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판을 잘 짜놓았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꽤 전부터 해오던 것. 게임의 룰을 만드는 사람 (2007.2)
이렇게 사는 거면 외국에서 유학하는 거나 크게 다를 바 없겠다..
는 생각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그건 아니었네요 ㅋㅋ.
결정적으로 서울대에는 미국의 명문대학 대학원에서 제공하는 것 만큼의
기회가 없는 점이 큰 차이인 것 같아요.
노는 물과, 모이는 사람의 차이가 확실히 있는 거겠죠.
하지만 그보다는, 역시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는 시스템과
창의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