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좋은 학교의 교수나 되거나 좋은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
2) 내가 만든 기술과 도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여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는 것.
어느 하나 틀린 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2)의 답은 SOP 를 쓰거나 인터뷰 할때나 쓸 법한 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부끄럽게도 평상시의 나는 1)에만 몰두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가 물어보면 자연스럽게 2)를 얘기하기는 하는데, 정작 연구를 하는 ‘순간’에 2)의 생각을 하면서 뿌듯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보다 실질적인 목표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수십, 수백개의 논문을 쏟아내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고 이 모든걸 이루고 나면 마치 구운몽처럼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기쁨이 더이상 기쁘지 않은, 무미건조한 연구기계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내가 하는 연구의 조각조각들이 퍼즐을 끼워맞추듯 절묘하게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이루는 것이 작게는 논문이고, 좀더 크게는 박사 dissertation 이고, 더 크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연구 결과가 아닐까. 결국 맨위의 두 목적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한 방향선상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academic impact 와 world impact 의 균형 속에 가치가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