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해있는 연구 그룹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공식 명칭은 Stanford HCI Group. 내 지도교수는 Software Tool 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 Scott Klemmer 교수이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HCI Group 의 멤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Group 홈페이지와 교수님 홈페이지 모두에 일단 이름이 올라있으니 ㅎㅎ
그룹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 Fulltime faculty 로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big name Terry Winograd 교수, Klemmer 교수, 그리고 이번 1월에 임용된 젊은 Jeff Heer 교수가 있다. CMU의 HCII, UW, Gatech 과 같이 HCI 연구를 하는 교수가 수십명씩 되는 학교와는 크기와 실적 면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의 질에 있어서는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든다. HCI 쪽에서 top-tier 학회라 할 수 있는 CHI 나 UIST 에 제출하는 논문 편수도 규모에 비해 많은 편이고, Best paper award 도 이번 CHI 에서 2개, 저번 UIST 에서 1개를 받아 인정도 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느낌이랄까.
Stanford 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거의 모든 전공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과나 연구그룹과의 collaboration 이 굉장히 자유롭고 또 활성화 되어있다. 이런 점이 HCI 연구를 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Computer Science 에서뿐만 아니라 Communication, Education, Design, Psychology, Management Science 등의 전공에서도 HCI 연구를 하고 있고, 학생들은 다른 과의 교수나 연구그룹과 쉽게 교류를 하고 도움을 받는다. 관련 수업도 여러 과에서 광범위하게 개설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그래서 전통적인 CS 를 전공하는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듣는 수업이 여러 과로 분산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모아놓지 않는 것일까? HCI 연구는 본질적으로 Interdisciplinary 한데, 이것을 하나의 department 에 몰아넣는 것은 연구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Klemmer 교수의 생각이다. 글쎄 다른 쪽을 경험해 보지 않아서 무어라 말하기는 힘든 것 같다. 유학 나오기 직전에 한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다양한 학풍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들었던 것이 새삼 떠오른다. 박사는 CMU 로 가야하나 ㅋㅋ
서울대에서 내가 불만이었던 점은, 학제간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CMU처럼 모아놓지도 않고, Stanford 처럼 떨어져 있으면서 활발하게 교류가 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이렇게 유연하지 못한 연구환경이 약점인 것 같다. 물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부디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처럼 융합학문을 하는 사람도 나중에 한국에서 제대로 연구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