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업무 인수인계를 하다가 느낀 점.
생각해 보니 주변에 일이 참 많기도 하다. 다양하기도 하고…
내가 관심있고 알고싶은 일들을 체계적인 자료로 정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양한 일들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때그때 다른 변수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 얼마나 체계화되어 있느냐 인 것 같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Knowledge Representation이다.
알고 있고, 행하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이 봐도 똑같이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식을 어떠한 형태로 표현하는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책처럼 목차를 두고 Tree형태로 지식을 분류해 놓을 수도 있고
Tag를 두어 이슈별로 다룰수도 있고 랜덤하게 배치할 수도 있다.
이렇듯 정보의 제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가이다.
인터넷을 쓸 때 필요한 즐겨찾기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기존에 브라우저 내부의 즐겨찾기 기능을 쓰다가 여러 컴퓨터에서 sync가 되지 않아 불편을 느꼈다.
그래서 Google Bookmark 나 del.icio.us와 같은 웹 기반 즐겨찾기로 옮겨 갔다.
그 결과 한결 관리가 쉬워지기는 했지만 둘을 동시에 쓰다 보니 관리가 어려워졌다.
각기의 장단점이 있는 데다가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해서 정말 필요한 정보인데도 outdated 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직 나는 Tag 기반 자료를 잘 활용하지 못하겠다.
아이디어가 좋다는 것도 알겠고, 그 필요성도 알겠지만 잘 못 쓰겠다.
하나의 자료가 하나의 범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복수개의 자료가 복수개의 범주에 얽혀있는 구조.
선형적이고 단순한 내 머리 속에서 이러한 자료구조가 파악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Tag 형태는 충분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니라는 것인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내가 아무리 바보같아도 알아먹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을 때 진정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인가.
정말 쉽지만 불편하면 좋은 인터페이스일까?
조금 어렵지만 알게되면 정말 편하다면 좋은 인터페이스일까?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자료의 홍수속에서 나는 점점 길을 잃고 있는 기분이다.
자료 surfing에 나서면 항상 기분이 좋다.
좋은 정보를 잔뜩 사냥한 것 같아서.
그러나 이를 어떻게 archive하고 consume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찾기는 했는데, 어떻게 써먹을 것이냔 말이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을 이제 찾았다.
내가 길을 잃고 있는 것은 정보의 위치에만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보의 양에만 몰두했던 탓에 양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속성에는 위치나 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시간이 결부되어야 한다.
즉, 정보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know where) 언제 이 정보가 필요한가 (know when)는 더 중요하다.
좋은 정보라도 필요하지 않으면 버리자.
쌓아두어도 결국 다시 새로 찾게 된다.
나의 Inventory는 한정되어 있다.
인터넷이 가져온 공간의 무한확장이 나의 Inventory의 무한확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