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 관리에 소홀했다…
글 쓰는 것 자체가 사치로 느껴질 정도의 빡빡한 5,6월을 보낸 것 같다. 예상보다 훨씬 컸던 학업의 로드로 인해 2~3시간 수면이 거의 일상화 되어버렸고, 여유보다는 짜증과 무기력이 지배하던 시간이었다. 이러한 생활이 끝난 것은 이틀 전인 6월 17일. 이로써 학부 수업은 모두 마무리되었고, 다음주 화요일까지 마감인 논문만 제출하면 드디어 졸업이다~
7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물론 학교를 다닌 건 8학기..ㅋㅋ)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면서 얻은 것이 참 많다. 지식과 경험, 사람과 관계, 꿈과 계획. 사람을 단순화해서 보면 1) 외부의 정보와 자극을 받아 2) 내부에서 의식과 행동을 통해 습득한 정보를 처리하고 3) 그 결과로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이번학기를 보내면서 내가 습득하는 정보에 비해 처리하는 속도와 의욕이 현저하게 저하된.. 1)의 양을 늘리는 데에 너무 치중했던 것 같다. 넘치는 입력을 다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말 그대로 힘들었고, 그 결과 3) 에서도 내 속의 힘듦을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욕구가 반영되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였나, 사람은 ‘욕심’으로 산다는 생각을 하고 스스로 멋있다고 느꼈던 (부끄럽지만 흥미로운) 경험이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바로 욕심이라는 것인데, 이번 학기의 나는 철저히 이 욕심에 의해 움직였고, 또 움직이지 못했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더 중요하게 할 일들을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우선순위의 설정에서도 스스로에게 여러 번 실망하고.. 전반적으로 정리가 안 되고 어수선했던 학부 마지막 학기였다.
이제 2개월 반 뒤면 미국에 간다. 남은 시간동안 할 일은 무엇일까. ‘최대한 안 하기‘를 목표로 세웠다. 좀더 나를 정리하고 보듬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좀더 업그레이드된, 튼튼한 내가 되어야 미국에서 더욱 강렬하게 쏟아붓는 입력들을 슈슈슉 처리할 수 있을테니.
나에게 주는 보상을 좀 생각해 봐야겠다 ㅎㅎ 일단 떠오르는 건 휴식.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 독서. 쇼핑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