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ed: The New Science of Networks
A.L.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자율세미나 제출용으로 1-page report 쓴 것. 30분만에 급조.
저자인 바라바시는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이 이론으로 말미암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책은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과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수학, 과학의 세계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한 챕터가 지날 때마다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현상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노드와 링크로 구성된 간단한 구조인 그래프로부터 네트워크와 관련된 수학과 물리법칙들을자연스럽게 도출해 내면서 자연과 인간세계의 다양한 신비를 벗겨내는 저자의 통찰이 인상적이다. 그는 오일러가 처음 창안하여 문제를 단순화하여 분석하기 쉽게 만들어 준 그래프 이론과 평균에 의해 지배되는 평등한 무작위적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 네트워크 분석 방법론을 설명한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론으로는 불평등한 네트워크가 생성되는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이러한 불평등을 야기시키는 허브와 커넥터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인 척도없는 네트워크, 즉 scale-free 네트워크를 도입한다.
척도없는 네트워크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에서 유명한 80/20 법칙과 과학과 수학세계에서 다루는 멱함수 법칙을 절묘하게 통합시킨다. 그러면서 성장과 선호적 연결 개념이 네트워크의 진화과정을 주도한다는 것을 보인다. 결국 저자가 가장 초점을 두는 것은 특정 개념을 강조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늘 경험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다 그럴듯한 해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흔히 우리는 ‘학문’에 대해 이론적이고 관념적인, 그러나 현실과 멀고 이상적인 세계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이론과는 무언가 다르게 변수가 많고 설명 어려운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치는 늘 존재해 왔던, 그러나 해결하기는 어려웠던 불평등하고 경쟁적인, 지극히 현실적인 네트워크에 대해 기존의 이상론이 아닌 현실론적인 설명을 시도했다는 데에 있다. 이론과 실제의 간극이 사실은 매우 작고 이론을 잘 알면 네트워크의 무한한 힘을 활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는 것도 같다.
이번 계절학기의 자율세미나에서 다루는 주제는 문화산업의 사회연결망 분석이다. 바라바시가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척도없는 네트워크의 좋은 사례임에 틀림 없다. 실제 분석 도구와 데이터를 접하게 되면 이론은 멀게 느껴지게 마련인데, 이 책을 통해 네트워크의 이론적인 배경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혹시 또 아는가. 실제 네트워크를 분석하다 보면 또 다른 어떤 법칙을 발견하게 될지.